밀키트의 경쟁력은 맛이다

프렙은 이송희 대표가 셰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한 밀키트 온라인몰이다. 프렙은 이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이탈리안, 아메리칸 메뉴를 포함해 50여가지의 메뉴를 밀키트로 판매한다.

▲레시피 카드를 동봉해 배송하는 프렙의 밀키트.

이송희 프렙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메뉴를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밀키트 온라인몰 프렙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현재 원테이블 레스토랑인 인뉴욕,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 아메리칸 캐주얼 다이닝 마이쏭 등 3곳의 레스토랑의 오너셰프다. 2004년부터 쌓아온 인기 메뉴, 거래처 네트워크 등 외식 경영 노하우를 2015년 설립한 프렙에 담았다. 이 대표는 “식당은 오프라인 점포가 확보되지 않으면 매장 확장이 어렵다”며 온라인몰을 만든 이유를 밝혔다.


밀키트 업체는 일종의 레스토랑

▶프렙의 엔초비 오일 파스타.

이 대표는 대형 유통업체, 식품업체 등 밀키트 업체들의 증가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한 식당에 가서 모든 요리를 먹지 않는 것처럼 밀키트도 한 업체에서 모든 요리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외식 시장이 커지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증가해도 소비자들이 레스토랑을 선택하고 특정 브랜드를 찾는 이유가 있다. 같은 메뉴도 레스토랑마다 레시피와 맛의 차이가 있듯이 밀키트도 소비자가 입맛과 상황에 따라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 프렙은 그랑씨엘의 시그니처 메뉴인 엔초비 오일 파스타가 항상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 대표는 엔초비 오일 파스타의 인기 비결을 브랜드의 성격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본다. 이 대표는 “유통, 식품, 외식 등 어느 업체든 브랜드의 성격이 뚜렷하다면 밀키트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신규 업체의 등장을 견제하기보다 밀키트 문화가 대중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렙은 아시안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인기 메뉴는 차돌 된장찌개, 베트남식 차돌양지 쌀국수다. 차돌 된장찌개를 비롯한 일부 한식 메뉴는 이 대표의 어머니인 임춘분 요리연구가의 레시피를 참조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온라인 밀키트 업체는 메뉴의 제한이 없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엔초비 오일 파스타의 구매자는 그랑씨엘을 알거나 외식에 관심이 많았다”며 “쌀국수, 밀푀유 나베는 요즘 대중적으로 인기있어 판매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리빙시장은 블루오션

▶이송희 프렙 대표.

프렙의 회원수는 10만명이며 주문량은 하루 150~200건, 재구매율은 약 40%다. 이 대표는 현재 프렙의 밀키트 시스템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프렙은 현재 롯데택배, 새벽배송은 마켓컬리의 컬리프레시솔루션으로 배송한다.

프렙은 현재 현대백화점과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의 제품들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밀키트로 판매한다. 해당 제품들은 현대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했었다. 4월 16일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프렙 매대에서 운영하는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기 쉽도록 작은 원통에 담았다.

프렙은 초기에는 요리 하나의 밀키트를 판매했다면 요즘은 밀키트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부가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그랑씨엘의 식전빵이다. 프렙의 인기 메뉴들인 파스타 등과 같이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 세트로 구성 가능한 단품들을 구성하면서 식재료도 판매한다. 셰프가 사용하는 식재료를 바로 파악하고 구매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프리미엄 식재료만을 구비하지 않고 가격과 품질, 맛의 균형이 잘 맞는 제품을 판매한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요리에 투자할만한 가격, 맛,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소싱한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현재 한국에 남아있는 블루오션은 리빙시장이라 보고 있다. 세계를 돌아다녔을 때 문화가 발달할수록 소비자들이 리빙에 관심이 많은 것을 보았다. TV프로그램 효리네민박 등 사람을 초대하고 집안을 가꾸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이 이 흐름을 반증한다고 본다. 그는 “반조리 HMR이 주로 혼자 먹거나 바쁜 소비자들을 위한 트렌드라면 밀키트는 모임을 갖는 사람들을 위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요리를 배우진 못 했으나 손님을 대접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밀키트로 향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더해 식재료, 주방도구 등 전반적인 식생활 관련 상품으로 수요가 확대되리라 본다. 이 대표는 “preparation(준비), prepare(준비하다)의 약어로 요리사들의 요리 전 준비를 뜻하는 프렙의 이름에 걸맞게 식생활을 준비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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