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의 일 평균 주문건수는 7000건이다. 올해는 SKU를 일 3만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상반기 중 일 1만개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새벽배송 경쟁업체들과 달리 온·오프라인 매장을 병행 운영해 로스율을 낮춘 것이 한몫했다.

 

한문경 오아시스 이사(오른쪽)와 정현석 MD.
한문경 오아시스 이사(오른쪽)와 정현석 MD.

 

오아시스 MD들은 1인 다역을 맡고 있다. 산지 관리, 입점 심사는 기본이고, 물류센터가 바쁘면 제품 피킹(picking)에도 일손을 보탠다. 새벽배송 서비스 특성상 저녁 늦게 밀려드는 주문량을 체크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것도 MD들의 업무다.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 오아시스 본사.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 오아시스 본사.

TIP 1

 
친환경 콩나물 500원… 업계 최저 직매입 
 
오아시스는 신선식품부터 공산품까지 제품 총 4000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HMR 수요가 늘면서 RTH 제품 및 신선 편이 샐러드, 반찬류 구색도 강화하고 있다. 겨울 시즌인 지금은 ‘유기농 한우곰탕’, ‘매생이 굴국’ 등이 인기이며, 팜에이트의 샐러드 제품도 잘 팔린다. 
 
온라인 주문 건수의 90%를 차지하는 새벽배송 주문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집중된다. 낮에 장볼 시간이 없는 워킹맘들이 퇴근하면서 다음날 먹거리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주문 건수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2019 년 8월부터 폭증했다. 하루 500~600건이던 ‘첫 주문’ 고객이 8월 이후 하루 최대 1100여명을 넘어섰다. 주문 건수도 늘었다. 새벽배송 서비스 전 3000건 내외이던 하루 주문 건수가 현재 7000건을 넘어섰다. 
 
 

오아시스 고객의 절반은 25~44세다.

그중에서도 영유아 자녀를 둔 34세 이하

주부들의 비중이 가장 높다.

 
구매 고객은 25~44세가 56%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영유아 자녀를 둔 34세 이하 주부들의 이용 비중이 가장 높다. 손님들의 재구매율은 80%로, 대다수가 충성 고객이다.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제주청정우유(900ml)’다. 이 제품은 수도권 맘카페에서 ‘1500원 제주 우유’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1000ml·2560원) 가격의 60%에 불과하다. 
 
유제품 구매를 담당하는 한문경 오아시스 이사는 “제주청정우유는 제주에서 생산한 제품을 익일 배에 실어 목포항으로 보낸 뒤 성남의 오아시스 물류센터로 입고한다”며 “하루에 6000개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유기농 콩나물은 더 싸다. 300g에 단돈 500원이다. 역시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는 ‘풀무원 국산콩 콩나물(340g·2200원)’의 4분의 1 가격이다. 신세계백화점 온라인 식품관의 새벽배송 제품인 ‘친환경 콩나물 (300g·1980원)’보다도 저렴하다. 
 
‘동물복지 완전 방사 유정란도(10개입)’도 2500원에 판매한다. 충남 서천의 토종닭 농장에서 초지에 방사한 닭들이 낳은 달걀이다. 일반 케이지 닭들과 달리 항생제, 촉진체, 착색제, 산란유도제를 사용하지 않은 데다 가격도 저렴해 인기다.
 
이렇게 유기농·동물복지 인증 제품들을 싸게 팔 수 있는 비결은 대량 직매입이다. 한문경 이사는 “우유, 계란, 콩나물은 재구매율이 높은 전략 제품”이라며 “벤더사를 거치지 않고 직매입하니 유통 마진이 줄어 싸게 팔 수 있다”고 말했다.
 
 
TIP 2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로스율 낮춰 
 
경쟁사 마켓컬리, 헬로네이처와 달리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재고가 부족하면 가까운 매장에서 물건을 ‘끌어’올 수 있고, 반대로 온라인 재고가 많으면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할 수 있다. 로스율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다.  
 
한문경 이사는 “신선식품은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높고 운영이 까다로운 ‘종합예술’”이라며 “한순간만 잘못해도 적자가 날 수 있어 매순간 긴장한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매장 병행의 또다른 장점은 테스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제품을 온라인에 론칭하기 전 매장에서 판매해 고객들 반응을 살핀다. 이를 토대로 온라인 입점 여부와 입점 물량을 조정한다. 
 
물론 온·오프라인 매장 소비 트렌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메인 고객들의 연령층이 다르다. 온라인은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중반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반면 오프라인은 중장년층 비중이 더 높다. 객단가는 온라인몰이 더 높다. 3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하는 서비스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구매고객들의 평균 객단가는 4만원대 후반으로, 오프라인의 2배다. 
 
친환경 콘셉트 매장이다보니 제약을 받기도 한다. 식품 대기업들이 끊임없이 ‘납품 입질’을 해오지만, ‘건강 먹거리’ 이미지의 유지를 위해 사양할 때가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등 대기업 제품을 일부 판매하고 있지만, 유기농 또는 무착색제 제품 등에 국한된다. 또 우유는 상하목장 제품을 론칭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농축산물은 구제역, ASF 등 질병 발생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위험 분산이 필수다. 다만 과일 카테고리는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수입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거의 없고, 수요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고객인 30대 주부들을 타깃으로 바나나, 용과, 망고 등 다양한 수입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TIP 3
심사부터 입점까지 최소 7일 소요
 

오아시스의 입점 문턱이 그리 높지만은 않다.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입점 신청을 받고 있으며, MD들이 직접 우수 업체를 수소문해 찾아가기도 한다. ‘오아시스 제품=생협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아직 많지만, 사업 초기에 비해 양사의 제품 구색은 많이 달라졌다. 

 
입점 심사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품질과 생산량이다. 동일 카테고리의 기존 판매 제품들과 얼마나 차별화되는지도 중요하게 본다. 정현석 오아시스 MD는 “생산자들을 만나보면 제품의 품질은 좋은데 트렌드에 뒤처지거나 생산 capa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러나 오아시스의 기준 스펙에 부합할 경우 빠르면 일주일 내에 론칭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드시 친환경 식품이어야만 심사를 통과하는 건 아니다. 
 
품목 특성상 친환경 인증 제품을 대량으로 구하기 힘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과일이다. 과일은 당도가 높아 병해충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 다수 농장이 농약을 쳐서 재배한다. 따라서 과일은 친환경 인증보다는, 정부가 잔류 농약 허용 기준 준수시 부여하는 GAP 인증의 유통 비율이 월등히 높다. 오아시스도 ‘GAP 천 혜향’, ‘GAP 레드향’ 등을 명기해서 판매하고 있다. 
 
또 여느 농가들과 달리 인공 착색제를 사용하지 않은 귤에 대해서는 ‘무착색제 감귤’로 표기해 판매하는 등 차별화된 포인트를 짚어내고 있다. 현재 오아시스의 친환경 제품 비중은 약 80%다.
 
‘길거리 캐스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방 출장을 가던 MD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연히 국산 반건조 오징어를 사먹었는데, 맛도 좋고 가격 경쟁력도 있었다. 그걸 계기로 해당 생산업체에 연락해 미팅을 하고 제품을 론칭했다.
 
반신반의하면서 론칭했는데 ‘대박’을 터뜨린 경우도 있다. 친환경 작두콩차가 그 예다. 이 제품은 카페인 성분 때문에 커피나 녹차 섭취를 꺼리는 임산부들에게 ‘대체 차’로 인기를 끌었다.
 
 
TIP 4
공격적 마케팅은 지양 
 
오아시스는 단순 전자상거래업체가 아니라 유통·물류 전문기업이다. 오랫동안 다양한 상권에서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브랜드를 알렸다. 따라서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공격적 마케팅은 앞으로도 지양할 계획이다. 한문경 이사는 “오아시스는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흑자 경영을 하는 게 목표다. 따라서 무리한 투자, 홍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출고 대기 중인 제품.

또 콤팩트한 운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직영 매장의 경우, 반드시 매출이 면적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분당 동천점은 최근 새롭게 오픈한 타 매장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매출은 TOP 10위권에 든다. 오랜 단골들이 많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서비스 지역은 차츰 늘릴 계획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새벽 배송을 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전국구’로 늘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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