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품-삼육두유-매일유업-남양유업 4파전 가열

두유시장에 활기가 넘친다. 겨울철 성수기를 맞아 따뜻한 두유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두유제조업체들의 표정이 밝다. 2010년 두유시장은 전년대비 10% 성장한 33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식품의 베지밀을 선두로 삼육두유, 매일유업, 남양유업의 4파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풀무원, 코카콜라까지 신상품 출시로 본격 두유시장에 뛰어들었다. 두유는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음료로 각광받으면서 싱글족의 아침대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check point 1 >> 유통업계 동향

 

‘병두유’ 편의점 음료매출 선두권 차지… 젊은 층 소비 증가

편의점 두유는 특히 겨울철 매출신장이 크다. 한해 평균매출의 2배 이상이 겨울철에 팔려나간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두유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따뜻한 온장고에 넣어 제공하는 편의점에서는 병두유의 인기가 좋다. 실제 편의점 두유제품 구성비의 90% 이상을 병입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콩’의 건강기능이 주목받으면서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우유를 대체할 음료로 두유를 많이 찾게 됐다. 또 싱글족이 증가하면서 가벼운 아침식사를 두유로 해결하는 추세도 두유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 훼미리마트, 올드한 이미지 탈피한 ‘향-맛-기능성 두유’ 주목


2010년 11월까지 훼미리마트의 두유 누적판매량은 전년대비 16% 성장을 기록했다. 베지밀을 생산하는 정식품은 25% 신장해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보여줬다. 신재호 보광훼미리마트 신선식품팀 대리의 말이다.

“두유상품은 주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구입하는데 겨울철에 특히 판매가 많이 이루어집니다. 온장고에 보관돼있어 따뜻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전체 평균 매출의 2배 이상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훼미리마트에서 판매하는 두유품목은 총 24가지이며 그중 병입 제품이 95%의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다. 베스트 상품은 정식품의 ‘베지밀B’이며 매일유업의 ‘순두유’, 정식품의 ‘베지밀A’, 남양유업의 ‘맛있는 두유GT’가 뒤따르고 있다. 2009년 남양유업이 두유시장에 진출하면서 편의점 두유 판매의 삼각구도가 편성됐다.

신 대리는 올해도 두유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싱글족의 확대와 더불어 향과 맛을 첨가한 신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식품은 미세하게 갈은 콩을 내세운 ‘소야밀크’를 출시해 본격 냉장두유 시장 진출을 선포했으며, 코카콜라는 바나나·카카오·허니 등 3가지 맛을 첨가한 ‘두유 헤브 모조(두유 have mojo)’로 출사표를 던졌다.

“두유시장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진하고 걸쭉한 맛보다는 가볍고 산뜻한 맛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신상품들은 기존 상품들과 함께 시장 규모 확대에 탄력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 대리는 두유가 가진 ‘올드’한 이미지는 앞으로 제조사들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한다.

“아직까지 두유의 포지션 자체가 아침식사 대용의 올드한 느낌이 있죠. 목이 타서 수시로 마시기에는 무겁잖아요. 10대들까지 즐겨 마실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의 등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제조업체들의 적극적인 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지요.”

 

√ GS25, 바나나맛 우유에 대적할 만한 상품개발 필요


백범윤 GS리테일 CVS사업부 식품팀 과장은 “겨울철에 온장보관 음료제품들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하는 것은 편의점에서만 보이는 특수효과”라면서 “두유가 대표적인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GS25의 2010년 두유매출은 14% 성장했습니다. 1개 점포당 판매 수는 비슷하지만 점포수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상승했죠. 두유를 따뜻한 상태로 구입할 수 있어 겨울이 성수기인데요. 병과 팩 구성이 9:1로 편의점 고객은 병 제품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두유의 매출비중은 정식품이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일유업이 25%, 남양유업이 20%를 담당한다. 나머지 15%는 자체브랜드(PB) 두유와 팩 상품이 점유하고 있다. 불과 3~4년 전까지 95%에 육박할 정도의 점유율을 보였던 베지밀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출시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행사 및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의해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정식품의 베지밀은 단일 상품의 브랜드력으로는 신라면과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에서 출시한 두유가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주목받으면서 독보적인 위치가 다소 흔들린 면이 없지 않습니다.”

전체 시장 점유율로는 정식품의 뒤를 삼육두유가 쫓고 있지만 병두유 제품을 선호하는 특성에 따라 GS25의 판매는 ‘정식품-매일유업-남양유업’의 3파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백 과장도 “젊은 층과 어린 층을 타깃으로 한 신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까지 두유의 소비인식 자체가 나이든 사람들이 찾는 음료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최근 여러 업체에서 두유제조에 뛰어들면서 향과 맛을 강조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앞으로는 맛이나 향을 강조하거나 기능적인 부분을 보강한 상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나나맛 우유를 사먹는 아이들이 맛이 있어서 선택하는 두유를 만드는 거죠.”

 

check point 2 >> 제조업계 동향

 

2010년 두유시장 규모는 약 3300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10%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용 두유시장이 확대된 데다 콩의 영양학적 가치에 따른 소비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식음료 기업들이 앞다퉈 두유 시장에 뛰어들면서 산업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 두유시장 1등 강자, ‘정식품’

“기능성 강화와 타깃 세분화가 핵심전략”

 







정식품은 1973년 베지밀 출시로 두유시장의 막을 연 대표적인 두유전문제조업체이다. 베지밀A, B를 비롯해 검은콩, 녹차 등 베지밀 브랜드 상품만 대략 20여가지가 있다. 베지밀은 야채·식물을 의미하는 ‘Vegetable’과 ‘Milk’의 합성어로 콩을 주원료로 한 식물성 음료다. 1937년부터 소아과 의사로 재직했던 정재원 명예회장이 유당소화장애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적절한 영양식을 제공키 위해 개발됐다. 유당 성분이 없어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최근 콩에 대한 기능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기능성 음료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식품은 대기업들의 연이은 두유시장 진출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입장이다. 전체 두유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경쟁업체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수세적 전략을 펼치기보다 오랜 세월 쌓은 품질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신규 소비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개발로 시장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석철 정식품 마케팅 과장의 말이다.

“콩이 슈퍼푸드로 주목 받으면서 20~30대 소비층이 증가하게 됐죠. 이러한 현상으로 두유시장 자체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지만 다양성은 가지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두유의 1차 성장기가 콩을 기본으로 녹차, 검은콩, 참깨 등 소재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전문적이고 기능성을 강화한 두유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경쟁에 집착하기 보다 시장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2009년부터 정식품은 기능성 두유시장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 1탄으로 검은콩 칼슘두유를 출시했고, 식이섬유 성분을 강화한 장 건강 프로젝트가 2탄으로 진행됐습니다. 3탄으로 선보인 제품이 당 관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위해 베지밀 에이스가 개발됐고요. 올해 초 4탄으로 간 건강을 위한 헛개두유 베지밀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과장은 앞으로 두유가 가야할 방향으로 ‘기능성 두유 강화’와 ‘타깃세분화’를 핵심으로 꼽았다. 타깃을 세분화하지 않으면 성장 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 또 한 가지를 더한다면 ‘냉장두유의 활성화’라고 강조한다.

“냉장두유가 상온두유와의 차별성이 크게 어필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유통환경이 개선되면 상황은 바뀔 것으로 봅니다. 주스시장 15% 점유율을 담당하는 냉장주스도 지금과 같은 차별성을 인정받기까지 약 15년의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새로운 시각을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할 의무가 우리들 제조업체에 있겠지요.”

정식품은 두유시장에서 약 44%를 점유하는 업계 1위 기업이다. 2010년 매출규모는 약 1410억 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 매일유업, 2010년 가장 높은 성장기록

“순하고 깔끔한 맛 지향으로 젊은 소비층 공략 강화”

 







매일유업은 2005년 출시한 순(純)두유 제품을 주력으로 시장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매년 15% 성장을 기록 중이다. 순두유는 콩 비린내가 나지 않아 맛이 깔끔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 또 기존의 병 두유와 차별화하기 위해 유럽에서 사용되는 패키지 디자인을 도입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 돌려 따는 레토르트 캡을 사용해 마시기 편리하도록 개발했다.

출시 당시 월 평균 7만개가량 판매되던 것이 최근 직장인들의 아침 대용으로 주목 받으면서 월 500만 개 이상 판매되는 효자상품으로 성장했다. 순두유가 인기를 끌면서 견과류를 넣은 호두&땅콩을 시리즈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효재 매일유업 두유팀장은 “2011년 두유시장은 성장은 지속되지만 업체들의 경쟁은 가열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의 입지가 굳어져 매일유업과 함께 선두업체인 정식품의 긴장을 고조시킬 전망”이라며 “여기에 풀무원과 코카콜라까지 진입함에 따라 선택 폭의 증가로 소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위 업체인 삼육두유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형태인 대형마트를 통한 판촉을 중점으로 점유율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매일유업은 2011년에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유지하면서 깨끗한 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소비자 대상으로 공장 견학을 진행하고 홈쇼핑과의 제휴를 통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 남양유업, 맛있는 두유GT 출시 후 5배 성장

“2011년 영업력-조직력 강화에 주력”

 










남양유업의 ‘맛있는 두유 GT’는 2009년 10월 출시 첫 달에 한 달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이후 판매량이 계속 늘고 있다. 겨울 성수기인 최근에는 한 달에 500만 개가 팔리고 있다고 김홍태 남양유업 홍보전략팀 대리는 말한다.

김 대리는 1년 사이 일어난 성장 비결을 “웰빙 트렌드에 맞는 두유의 건강성에 맛을 개선한 점”으로 꼽았다.

“맛있는 두유는 콩 비린내와 잡미를 없애고 갓 추출한 두유 원액의 신선함을 강화한 남양유업만의 특허공법인 GT공법(Good Taste)을 적용해 만들었습니다. 산소차단 공법으로 우유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를 그대로 두유에도 도입한 것이죠.”

GT두유는 뜨거운 물로 콩을 끓여 두유 원액을 추출해 원재료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강화했다. 또 3번에 걸쳐 콩의 입자를 잘고 균질하게 부수어 부드러운 맛을 더했다. 달콤한 맛, 담백한 맛 2종류에 2010년 검은콩과 검은깨를 첨가한 ‘맛있는 두유 GT 고소한 검은 콩·깨’ 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남양유업은 유통업체에 온장고 제공 마케팅을 강화해 겨울 성수기 두유 매출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아침을 손수 만들어 먹지 않는 싱글족이 증가하고 있고 서울 인근 거주시설이 늘면서 편의점과 같은 유통채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침대용식으로 요거트, 우유 등이 거론되지만 요거트는 떠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빈속에 우유를 먹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두유만큼 적절한 음료가 없죠. 올해는 영업력과 조직력을 강화해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방침입니다.”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