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식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먼저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PB·대용량 상품이 그것이다. 또 다른 변화 요인은 30%가 넘는 1인 가구 비율이다. 이들은 홈술, 홈카페를 즐기며 간편식과 배달로 끼니를 때운다.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식품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대응책을 내놨다. 

홈카페 트렌드에 맞춘 대형마트 차별화 전략.

3월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월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으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7.3%를 기록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PB 상품과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고, 마감 할인 등 유통기한 임박 농산물을 구매한다. 
구매와 조리 편의성을 추구하며 HMR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식생활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인가구수는 759만2350가구이며, 1인 가구 비율은 34.5%다. 그러나 1인 가구로 등록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인구수도 합치면 올해는 거의 50%에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인 가구의 식문화는 전통적인 가족의 식문화와 매우 다르다. 이들은 혼술, 혼밥을 즐기고, 식사는 대부분 외식이나 배달로 해결한다. 이들을 겨냥해 식품유통업체에서는 다양한 외식업체와 연계한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와 SNS 활용도 적극적이다. 
식품기술의 발달로 인한 식문화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콜드체인, 풀필먼트 등 물류의 발전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했다.  
이러한 식생활 변화에 따른 식품유통업계가 내놓은 다양한 대응책을 세 가지로 살폈다. 

 

대대익선·가성비 상품 봇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까지 증가했다. ‘편장족(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업계는 장보기 물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대대익선·가성비 상품 봇물 
대대익선·가성비 상품 봇물 

◎ CU는 고물가 시대에 크기와 용량을 대폭 키운 가성비 상품을 내놓고 있다. 큼지막한 크기의 메인 토핑이 들어간 압도적 도시락, 순살 치킨 한 마리 분량에 버금가는 압도적 닭강정 등 크기, 중량, 품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삼각김밥 4개를 하나의 큰 삼각형 용기에 담은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은 출시 하루 만에 5000여개, 3일차에 누적 2만개가 팔렸다. 3월에는 큼지막한 소시지를 품은 뚱도그 ‘자이언트 핫도그 2종’을 출시했다.

◎ GS리테일은 그동안 GS더프레시에서 취급하던 리얼 프라이스 상품을 GS25에까지 확대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물가 인하 체감을 할 수 있도록 1만7000여개의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리얼프라이스는 우수한 품질에 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 강소기업 상품들을 발굴해 제조사에게는 판로 확대, 소비자에게는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는 ESG 상생 경영의 대표 PB로 가치 소비 트렌드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 세븐일레븐은 고공행진 중인 장보기 물가의 대응으로 달걀, 두부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20여종 상품에 대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다량의 매장 수를 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편의점이 장보기 채널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편장족 증가 추이에 따라 지난해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났으며, 특히 과일 및 채소 매출이 25%까지 증가했다. 

 

 

다양한 식사 솔루션 제시  

최근 HMR 제품은 편리성과 다양성을 제공하면서도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에서는 다양한 델리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에 어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오픈한 벤토스시의 ‘피지콤보’.
국내 최초로 오픈한 벤토스시의 ‘피지콤보’.

◎ 이마트는 자사 델리 코너인 ‘키친델리’에서 봄 신상품 14종을 출시하며, 먹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신상품의 콘셉트는 ‘극가성비’ 또는 ‘차별화’다. 3월 한달간 인기 외식 메뉴를 초저가로 기획하고 방풍나물김밥, 미나리회덮밥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또 키친델리 매장 내 글로벌 브랜드 ‘벤토스시’를 국내 최초로 입점시켰다.  

◎ 홈플러스는 소비자 수요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메뉴 개발, 합리적 가격 경쟁력 확보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델리 품목별 매출이 최대 4배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델리 카테고리 매출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6개월간 홈플러스를 방문한 소비자 10명 중 4명은 델리 제품을 구매했으며, 같은 기간 홈플러스 델리를 찾는 충성 고객이 늘면서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앱 ‘델리클럽’ 가입자 수도 80% 늘었다.

◎ 롯데마트도 델리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에 소재한 롯데마트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해 매장의 90%를 식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간편식과 즉석조리식품은 상품 종류를 두 배가량 늘렸으며, 리뉴얼 이전 대비 매출이 60% 증가했다.

 

 

푸드테크 성장 

일상생활 전반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며 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되는 추세다. 식품 분야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가전제품이 출시되며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O2O 서비스와 픽업, 배송 서비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물류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푸디스트 식자재왕 도매마트 매장에서 직원이 배송용 제품을 픽업하고 있다.
푸디스트 식자재왕 도매마트 매장에서 직원이 배송용 제품을 픽업하고 있다.

◎ B2B 식자재 유통업체인 푸디스트는 오프라인으로는 직영매장인 ‘식자재왕 도매마트’ 16개점을, 온라인으로는 ‘e왕마트’를 운영하며 O2O 서비스인 굿모닝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굿모닝배송은 e왕마트 앱 및 웹페이지에서 주문하면 배송지 인근 식자재왕 도매마트 매장에서 실제 진열 중인 상품을 카트에 담고 포장하여 낮 시간대에 2~6회 배송한다.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냉장고에 보관된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맞춤형 식단 및 요리법을  추천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 정보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 냉장고를 출시했다. 

◎ 오아시스마켓은 컨셉 장보기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컨셉 장보기는 내가 만든 콘셉트별 상품 목록을 클릭 한 번으로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일례로 캠핑 콘셉트 상품 목록을 만들어 장바구니에 담아두면 나중에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상품 목록을 직접 만들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장보기가 가능하다.

저작권자 © 더바이어(The Buy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