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시장은 항상 신선함 즉 새로운 상품을 찾아 나선다. 이러한 신선함에도 트렌드를 담고 있어야 한다. 건강과 기능성 그리고 가치를 담은 제품이라면 더할나위없다. 여기에 공신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더욱 높게 평가된다. 이러한 제품들은 함유된 성분 즉 소재가 어떠한 가치를 담고 있느냐가 중시된다. 이에 농식품 R&D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소재 개발부터 제품화까지 관여하며 상용화에 성공한 기능성 식품들을 살펴봤다.

 

흑하랑 상추

흑하랑 제품들과 상추.

수면 건기식품시장 주도
현대인에게 있어 불면증은 매우 흔한 질병이다. 불면증은 전체 인구의 30~48% 정도가 경험하고 있다. 3개월이상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낮 동안의 피로감, 집중력 장애, 졸림증, 감정적인 변화 등 불면증으로 인해 활동에 지장이 있는 인구가 10%에 이른다. 
이에 전남농업기술원은 토종 자원을 활용해 숙면에 탁월한 기능성 상추 ‘흑하랑’ 신품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상추의 숙면 성분인 ‘락투신’이 흑하랑에 다량 함유되어 수면 건강의 천연원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흑하랑은 향정신성 수면제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대체할 수 있다.  
옛날 상추에는 쌉쌀한 하얀 진액이 있어 입맛을 돋궈줄 뿐만 아니라 잠을 잘 오게 하는 락투신이라는 항스트레스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수집된 토종종자에서 락투신 함량이 높은 개체를 찾아내 세대 전개를 통해 고정화하는 순계분리 과정을 거쳐 기능성 상추 흑하랑을 육성한 것이다. 흑하랑에는 신경안정, 숙면 그리고 통증완화 효과가 있는 락투신이 시중 적상추(0.03㎍/㎎)와 비교하면 124배나 많이(3.74㎍/㎎) 함유되어 있다. 
이런 흑하랑의 잠재 가치에 가장 먼저 주목한 업체는 ㈜휴롬이었다. 두 번의 업무협약을 통해 2017년 농가실증시험, 제품개발, 효능검정을 추진하고 2018년 계약재배를 통해 숙면 주스가 최초로 유통됐다. 이후로 다양한 건강식품업체가 시제품 개발 단계에서 원료 구입 문의가 이어졌다.
흑하랑 상추의 숙면 효과는 착즙액과 잎상추 섭취 시, 입면 시간이 감소하고 총 수면시간은 증가했다, 수면 중 반복적으로 깨는 경우가 감소해 수면의 효율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2019년 경북대학교 임상과 2020년 농촌진흥청 주관 소비자 테스트에서 확인했다.
2021년 2월에 전남농업기술원과 현대백화점 본점, 도내 농가가 마케팅 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숙면 기능성 프리미엄 상추로 고가에 (2,500원/100g) 납품하고 있다. 휴온스, 엘리펀 등 16개 이상의 가공업체에서는 티백차(상품명 : 흑하랑굿드림티)를 비롯한 액상차, 분말정, 농축스틱, 유산균제 등 6종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제품 전문 4개 업체에서도 흑하랑 상추를 원료로 제품화가 진행중에 있어 원료 생산량은 2021년 20톤에서 2022년 600톤으로 증가했다. 
흑하랑굿드림티는 지난해 4월 수출업무협약을 맺고 수출에 필요한 유기인증, 유기가공 인증, USDA 바코드 획득, FDA 승인까지 완료하고 글로벌 온라인 마켓인 아마존에 상품 등재했으며 미국 수출길에도 올랐다. 흑하랑 원료시장은 2030년 272억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쑥부쟁이

타블렛 효소제품.
타블렛 효소제품.

소화 효소 제품으로 상품화
최근 환경변화로 미세먼지, 꽃가루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은 울릉도 특산물인 쑥부쟁이에서 알레르기 개선 효능을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중 알레르기 코 결막염 및 기타 알레르기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48명을 대상으로 6주간 쑥부쟁이 추출물 1일 2g씩 복용한 결과, 미세먼지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알레르기(비염) 등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41%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콧물(58%), 코막힘(53%), 재채기(60%), 코가려움(70%), 콧물 목 넘김(78%) 등의 증상도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소화 효소와 결합한 제품화에도 성공, 출시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2025년 20.3%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고령자의 식품 섭취나 소화 효능을 돕기 위한 식품이 필요한 현실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은 이에 쑥부쟁이에서 기능성 추출물의 흡수율을 높이고 소화 흡수를 돕는 자체 기술을 적용시킨 ‘타블렛 효소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소비자 반응을 조사해 원가절감, 포장, 네이밍 등을 보완해 지역 특산물 관광 상품으로 위상을 더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먹기 편하고 건강한 식품에 대한 요구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라며 “우리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가공 소재 연구와 식품 개발은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콤부차

콤부차 스틱음료.
콤부차 스틱음료.

다이어트 식품으로 변신
콤부차는 녹차, 홍차와 같은 차를 우린 물에 설탕을 넣고 스코비(SCOBY)라고 일컫는 복합 미생물로 발효한 음료이다. 다이어트와 간 기능 개선 등의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최근 탄산음료와 알콜성 음료를 대체할 건강음료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5년 콤부차 인기가 크게 증가했다. 다만 대중화를 위한 콤부차의 발효, 숙성 등 제조 기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산업적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전남농업기술원은 콤부차 생산판매를 희망하는 도내외 산업체의 기술 수요를 반영해 연구개발에 착수했고 콤부차의 기능성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홍차 콤부차 발효액을 세포에 처리할 시, 지방세포분해 관련 유전자와 효소 발현도가 증가하며, 지방분해산물인 글리세롤의 함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특성을 반영해 겔의 경도·탄력성이 증가하고 생리활성과 기호도가 우수한 워터젤리를 개발한 것이다. 

콤부차 워터젤리는 홍차 추출물과 홍차 콤부차 발효액이 95% 이상 함유되어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제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칼로리는 낮고 섭취 시 포만감이 있기 때문에 체중조절을 위한 다이어트 스낵으로서의 변신도 기대되고 있다.
정아영 전남농업기술원 차산업연구소 연구사는 “향후 콤부차 시장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더 핵심이 되는 원천기술 개발에 주안점을 두면서 내실있는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향후 재료부터 제조공정, 제품까지 온전히 우리만의 기술로 만든 ‘K-콤부차’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유자

유자 소스.
유자 소스.

주스, 화장품 등 제품화 성공
국내에서 주로 차, 가공품 등으로 소비되고 있는 유자가 건강기능성 식품으로서의 효용가치와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자 과육에는 구연산, 주석산, 사과산 등 유기산이 풍부하며, 껍질에는 헤스페리딘, 나린진 성분이 있고, 유자향에는 리모넨 성분이 많다. 이러한 성분들로 인해 감기예방, 피부미용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와 협력해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관련 기술을 개발·지원하고 있다. 재래종 유자는 씨가 많고 단단해서 착즙 시 기계 손상 등 가공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 씨가 없는 ‘다전금’ 품종을 보급해 가공업체의 선호도를 높였다. 착즙 시, 씨를 제거하지 않아도 되고 착즙량도 기존 품종보다 20% 많은 특징을 보인다.  
또한 고온살균 방법으로는 향기의 소실과 갈변을 막을 수 없어 오존 가스를 이용해 살균, 곰팡이 발생률을 77% 이상 억제시켰다. 이 기술을 활용해 만든 유자 주스로 독일, 미국, 영국, 터키 4개국에 약 3억 8000만원 어치 시범수출했다.  

 

유자 화장품.
유자 화장품.

이 외에도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해외 소비자 트렌드 반영해 기능성이 강화된 수출 전용 제품 개발을 지원, 건강기능성 식품으로서의 국내 요구 기준을 충족시켰고 효소 농도, 반응시간, 온도 등을 최적화했다. 또한 청유자로부터 기능성 물질 추출용 효소 선발과 정제 기술을 개발했다. 효소 주정과 컬럼정제 기술을 이용해 미백효능 6배, 주름생성억제 2배 이상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우수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성 수분크림 및 여성청결제 2종이 개발됐다. 이 기능성 제품은 동남아 등 한류가 확산되고 있는 국가들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조재호 농촌진흥청 청장은 “앞으로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관련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며, 지역특화작목 연구기관과 협력해여 국산 유자 가공품을 고급 브랜드로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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